아들 둘, 그것도 5살 6살 연년생 형제를 아파트에서 키운다는 건 매일이 살얼음판 걷기입니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저녁 8시가 넘어도 꺼질 줄을 모르는데, 조금만 뛰면 바로 아랫집에서 인터폰이 울릴까 봐 “뛰지 마! 발뒤꿈치 들어!”라고 소리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나가서 놀자니 미세먼지가 최악이거나 너무 추운 날, 집 안에서 아이들의 체력을 안전하게 태워버릴 방법은 없을까요? 축구광 아빠가 고안해 낸, 층간소음 0데시벨에 도전하는 거실 체육관 루틴을 소개합니다. 준비물은 다이소에서 산 천 원짜리 풍선과 마스킹 테이프면 충분합니다.
절대 깨지지 않는 거실 풍선 축구
집 안에서 공놀이는 금지지만, 풍선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풍선은 아무리 세게 차도 바닥을 쿵쿵 울리지 않고, TV나 액자를 깰 위험도 없습니다.
단순히 풍선을 띄우는 것보다 룰을 정해주면 아이들이 훨씬 몰입합니다. 거실 양쪽 끝에 소파나 쿠션으로 골대를 만듭니다. 그리고 아빠가 심판이 되어 “발이 땅에서 떨어지면 안 돼!”라는 룰을 줍니다. 엉덩이를 바닥에 붙인 채로 엉금엉금 기어 다니며 풍선을 헤딩하거나 발로 차게 하는 것이죠.
이 ‘엉덩이 축구’는 층간소음은 전혀 없으면서, 코어 근육을 엄청나게 쓰게 만듭니다. 10분만 해도 아이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마스킹 테이프 레이저 탈출
다이소에서 산 종이 마스킹 테이프를 꺼냅니다. 복도나 방문 사이에 테이프를 지그재그로 어지럽게 붙여줍니다. 마치 영화 속 레이저 보안 장치처럼 말이죠.
아이들에게 미션을 줍니다. “이 레이저 선에 몸이 닿으면 경보가 울려! 닿지 않고 저쪽 끝까지 통과해야 해.”
아이들은 테이프를 피해 바닥을 기어가거나, 다리를 찢으며 유연성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 뛰는 동작이 전혀 없어서 조용하지만, 온몸의 근육을 비틀며 사용해야 하므로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테이프가 몸에 닿으면 아빠가 “삐용삐용!” 하고 효과음을 내주면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좋아합니다.
아빠는 헬스하고 아이들은 놀이기구 타는 인간 비행기
아빠의 체력이 조금 남아있다면 아이들과 스킨십을 하며 운동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아빠 레그 프레스’입니다.
제가 바닥에 누워 다리를 접어 올리면, 아이가 제 발바닥 위에 배를 대고 슈퍼맨 자세로 눕습니다. 제가 다리를 폈다 접었다 하며 아이를 비행기 태워주는 것이죠. 5살, 6살 아이들의 몸무게는 대략 15~20kg 정도이니, 웬만한 헬스장 중량 운동 못지않습니다.
아이들은 놀이기구 타서 즐겁고, 저는 허벅지 운동을 해서 좋습니다. 단, 허리가 안 좋은 분들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시체 놀이의 업그레이드, 버티기 한판 승부
마지막 쿨다운 단계입니다. 흥분한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적인 대결을 합니다. 플랭크 자세나 한 발로 서서 버티기, 혹은 벽에 등을 대고 투명 의자 자세로 버티기 대결을 시킵니다.
“누가 소리 안 내고 오래 버티나 시합!”이라고 외치면, 아이들은 입을 꾹 다물고 끙끙대며 버팁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근지구력이 길러지고, 소란스러웠던 집안 분위기도 차분하게 정리됩니다.
마무리하며
층간소음 때문에 무조건 “가만히 있어”라고 억누르면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소리 나지 않게 몸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빠의 센스입니다.
오늘 저녁,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두고 풍선 하나 불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단돈 천 원으로 아이들의 꿀잠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