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 이상 말을 해야 하는 강사나 교사, 상담사들에게 겨울은 가혹한 계절이다. 건조한 히터 바람과 차가운 공기는 성대 점막을 마르게 하고,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해도 인후염이나 성대 결절이라는 직업병으로 이어진다. 필자 역시 강의 초반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휴강을 해야 했던 아찔한 경험이 있다.
목은 한 번 망가지면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는 소모품과 같다. 따라서 아프기 전에 방어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본 칼럼에서는 10년간 강단에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정착한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목 관리 아이템과 섭취 루틴을 가성비와 효능 측면에서 분석한다.
액상형 배즙보다는 고농축 도라지청의 효능
많은 사람들이 목 건강을 위해 배즙이나 도라지 배즙을 박스째 사두고 마신다. 물론 수분 섭취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으나, 치료나 예방 목적의 효능을 기대하기에는 함량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시판되는 팩 음료는 정제수와 당분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기관지 보호 효과를 보려면 사포닌 함량이 높은 고농축 도라지청이나 스틱형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강의 직전 묽은 배즙을 마시면 화장실만 자주 가게 되어 오히려 수업 흐름을 끊는다. 반면 끈적한 점성의 도라지청을 따뜻한 물에 진하게 타서 마시거나 스푼으로 직접 떠먹으면, 성대 점막을 코팅해 주는 효과가 있어 장시간 강의에도 목이 덜 잠기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프로폴리스 스프레이, 휴대성과 즉각적인 진정 효과
강의 도중 갑자기 목이 간질거리고 기침이 나오려 할 때가 있다. 이때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염증성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프로폴리스 스프레이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천연 항생제라 불리는 프로폴리스는 구강 내 항균 작용과 염증 완화에 탁월하다.
스포이드 형태보다는 스프레이 형태가 강의실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쉬는 시간에 입안 깊숙이 목젖 부근에 2~3회 분사하면 즉각적으로 화한 느낌과 함께 통증이 가라앉는다. 맛이 다소 역할 수 있으나, 마누카 꿀이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면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초기 감기 기운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찾아야 할 상비약 1순위다.
카페인과 탄산은 성대의 적, 미온수 섭취의 중요성
강사들이 피로 회복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것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그러나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하여 몸의 수분을 배출시키고 성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또한 탄산음료나 너무 차가운 물은 식도와 성대를 자극하여 위산 역류를 유발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목소리 변화의 주범이다.
가장 좋은 음료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이다. 맹물이 비릿해서 마시기 힘들다면 작두콩차나 유자차를 연하게 타서 수시로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텀블러는 선택이 아닌 필수 장비이며, 하루 2리터 이상의 수분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여 성대 점막이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약국용 트로키 제제의 활용
강의가 끝난 퇴근길, 목이 붓고 침 삼키기가 힘들다면 스트렙실이나 미놀 같은 트로키(사탕형) 제제를 활용할 수 있다. 소염 진통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먹는 알약보다 환부에 직접 작용하는 속도가 빠르다. 단, 이는 의약품이므로 남용해서는 안 되며 용법을 준수해야 한다. 사탕처럼 너무 자주 먹으면 내성이 생길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마무리
강사의 목소리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유일한 통로이자 가장 중요한 수업 도구다. 목 관리는 단순한 건강 관리를 넘어 프로페셔널한 직업 정신의 일부다. 오늘 소개한 아이템들을 책상 위에 구비해 두고, 올겨울도 쉰 목소리 없이 짱짱한 강의를 이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