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 가루 날리는 교단에서 보낸 시간이 어느덧 10년이 되었습니다. 강사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말로 하는 직업 같지만, 사실은 고된 육체노동입니다.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니 다리는 퉁퉁 붓고, 판서하느라 어깨는 굽고, 학생들과 눈 맞추랴 교재 보랴 목은 점점 앞으로 빠집니다.
저 역시 30대에 접어들며 일자목 진단을 받았고, 저녁만 되면 다리가 저릿해지는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을 겪었습니다. 병원 갈 시간도 부족한 우리 강사들이 살길은 결국 틈새 운동뿐입니다.
거창한 요가 매트도, 운동복도 필요 없습니다. 정장 입고 구두 신은 상태에서도, 쉬는 시간 1분이면 충분한 생존형 강의실 스트레칭 루틴을 공유합니다.
학생들이 문제 풀 때 몰래 하는 종아리 펌프질
강의 도중 다리가 무겁게 느껴진다면 혈액순환이 안 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심장에서 내려온 피가 다리에 고여 올라오지 못하는 것이죠. 이때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종아리 근육을 움직여줘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라고 시켜놓고 교탁 뒤에 서서 발뒤꿈치를 들었다 놨다 하는 카프 레이즈 동작을 하세요. 발끝으로 섰다가 천천히 내려오는 동작을 20번만 반복해도 종아리가 뻐근해지면서 혈류가 도는 느낌이 듭니다. 겉으로 보면 그냥 서 있는 것처럼 보여서 수업 흐름을 끊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입니다.
판서하느라 굽은 등 펴주는 문틀 스트레칭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이동하거나 화장실을 갈 때, 문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양팔을 벌려 문틀을 잡고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여주는 것만으로도 말린 어깨와 가슴 근육이 시원하게 펴집니다.
우리는 판서를 할 때 늘 팔을 앞으로 뻗고 등을 웅크리게 됩니다. 이 반대 동작을 수시로 해주지 않으면 라운드 숄더는 필연적입니다. 문틀이 없다면 벽 모서리를 이용해도 좋습니다. 딱 10초만 가슴을 활짝 열어주세요. 호흡이 깊어지고 목소리도 더 잘 나옵니다.
일자목 교정을 위한 셀프 이중턱 만들기
강의 모니터링을 하다가 제 옆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목이 거북이처럼 쑥 빠져 있더군요. 목 디스크와 두통을 예방하려면 경추를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턱을 손가락으로 밀어 넣으며 뒤통수를 벽에 붙인다는 느낌으로 목을 뒤로 당기세요. 억지로 이중턱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때 시선은 정면을 유지해야 합니다. 수업 시작 전, 그리고 끝난 후 교탁 정리할 때 습관적으로 목을 뒤로 당겨 정렬을 맞춰주세요.
딱딱한 구두 속 고통받는 발바닥 풀기
강의할 때 신는 구두나 로퍼는 발 건강에 최악입니다. 족저근막염이 오기 딱 좋죠. 교무실 책상 아래에 골프공이나 테니스공 하나를 두세요.
자리에 앉아 교재 연구를 하거나 업무를 볼 때, 신발을 살짝 벗고 공을 발바닥으로 굴려주세요. 발바닥 아치 부분을 꾹꾹 눌러주면 전신의 피로가 풀리는 기분입니다. 발바닥 근막이 유연해지면 다리 부종도 훨씬 덜합니다.
분필 잡는 손목, 반대로 꺾어주기
판서를 많이 한 날은 손목부터 팔꿈치까지 욱신거립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을 막으려면 손목을 자주 풀어줘야 합니다.
손바닥이 정면을 향하게 팔을 뻗고, 반대쪽 손으로 손가락을 잡아 몸쪽으로 당겨주세요. 그다음은 반대로 손등이 정면을 보게 하고 당겨줍니다. 칠판 지우개질을 할 때도 한 손만 쓰지 말고 양손을 번갈아 쓰는 것이 신체 불균형을 막는 작은 팁입니다.
마무리하며
강사의 몸은 곧 자산이고, 컨디션은 강의력으로 직결됩니다. 아파서 휴강하는 일 없이 롱런하기 위해, 오늘 쉬는 시간부터 바로 이 소소한 동작들을 시작해 보세요. 건강한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 넘치는 강의를 학생들이 가장 먼저 알아볼 것입니다.